A는 오늘도 새벽이 되서야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왔다.
매일 먹는 술처럼 여전히 오늘도 힘든 하루였다. 이제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침대에 쓰러져서 또 똑같을 내일까지 잠들면 될 일이었다.
A가 문을 열고 들어가 거실의 불을 켰을 때 A는 자신의 집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었다.

그의 집은 정리되어 있었다.

분명 아침까지만 해도 여기저기에 벗어놓은 양말과 인스턴트식품의 포장지가 나뒹굴고 있었다. 철 지난 옷들이 모두 나와 아무렇게나 걸려있어야 할 곳이었다. 매일 아침 집을 나올 때 마다 언젠가 이걸 마음먹고 정리를 해야 할 텐데 하며 미루고 미뤄 이제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는 지경까지 갔던 A의 집이 모델하우스처럼 깔끔하게 정리 되었던 것이었다.

-누가 다녀갔나?

A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가 내뱉은 혼잣말에는 정작 A의 중요한 심정은 숨겨져 있었다.
나를 사랑하는 누군가 다녀갔나?
이렇게 말했어야 했다.
그렇게 눈곱만한 희망을 가지고 변해버린 집을 보다 A는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놀랐다.

그의 집은 정리된 것이 아니라 정리 당한 것이었다.

그가 아끼던 몇몇 물건이 없어져 버렸다.
깔끔하긴 했지만 그 정리에는 애정은 없었다. 게다가 집안 전체에는 그렇게 정리가 되고 벌써 수년은 그 상태로 있었던 듯이 전체적으로 고르게 먼지가 끼어 있었다. 
아무도 이곳을 찾지 않은지 수년은 된 상태였다.

그의 집을 정리한 누군가 혹은 그 무엇은 그의 집에 있는 물건들과 그 집 자체에 아주 작은 애정도 가지지 않고 정리 해버린 것이었다. 게다가 이곳을 방치해 버렸다.

A는 먼지 낀 낯선 그 공간 속에 멋없이 놓여져 있는 침대 한 귀퉁이에 앉았다.
A에게 이 공간은 낮선 공간이었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A가 적어도 익숙하게 기댈 수 있는 최소한의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러다가 달라지지 않은 점을 발견했다.

여전히 이곳엔 아무도 없었다.

이곳이 달라지지 않은 부분은 그 사실 뿐이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A는 안도했다.
그리곤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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