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감독이시라면서요?>
<아..예..>
<그럼 어떤 것을 만드시는 건가요?>
<아..그러니까..어떻게 말씀드려야 하나..그냥 애니메이션 만드는데...>
<아..제가 그쪽을 잘 몰라서 그러는데 애니메이션이 어떤 거예요? 저는 애니메이션이라고는 원피스 밖에 못 봐서..>
<예? 어릴 때 TV에서 둘리도 안보셨어요?>
<그건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만화영화잖아요?>
<아..그게 그건데...>
<원피스는 인터넷으로 다운받아 봤는데..둘리는 TV에서 봤어요.>
만화영화와 애니메이션의 차이가 인터넷으로 다운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나라에서 살고 있는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써 <저는 만화 따위는 안보거든요..>라고 당당히 이야기 하는 보통의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마치 1970년대 시골 마을에서 피임이라는 것이 있다며 콘돔을 건네주자 이게 뭐여? 라는 눈빛을 보내는 사람을 볼 때처럼 답답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게다가 조금이라도 애니메이션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털어 놓을라 치면 <혹시...오덕? 변태?>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쏘아주는데다가 나 같이 뿔테 안경까지 쓴 사람이라면...맙소사.
그런 사회에 살면서 애니메이션을 한편씩 소개하게 됐다. 도대체 어떤 애니메이션을 소개해야 오덕 취급받지 않으며 사람들에게 <이런 애니메이션도 있어?> <애니메이션이라는 게 오덕만 보는 게 아니구나!> 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을까?
그래서 소개하는 작품이 바로 곤 사토시 감독의 퍼펙트한 데뷔작 <퍼펙트 블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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