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감독 연상호
▣ 그림·글 최규석
한겨레 21 칼럼
2007년11월15일 제685호
애니메이션에서 나름 이름을 알린 친구가 있다. 연상호다. 작품도 좋지만 혼자서 40분에 달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든 것으로도 유명하다.
내가 알기로는 이것저것 밥벌이해 가면서 6년쯤 걸렸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작업실에 파묻혀 창작의 고통과 싸우는 고독한 예술가를 상상하겠지만, 그건 예술적 재능보다는 끝없는 단순노동을 견디는 질긴 엉덩이를 더 필요로 하는 일이다.
당연히 “왜 그렇게 긴 시간을 혼자 작업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물어보는 사람은 예술가의 고집이니 창작의 순수성이니 하는 말을 기대하는 듯한데, 대답은 “돈이 없어서”다. 줄 돈이 없으니 혼자 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던 연상호가 국가의 은혜를 입어 팀을 꾸렸는데, 이 팀이 돌아가는 꼴이 좀 특이하다. 커피와 박카스와 라면과 부르스타와 라꾸라꾸 침대 등 온갖 야근과 생활의 흔적이 난무해야 할 애니메이션 작업실이 마치 급조된 유령회사 사무실처럼 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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