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실 겁이 많다.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통틀어 지각을 한적이 한번도 없다.
특별히 부지런했기 때문이 아니라 선생한테 혼나는게 무서웠다. 국민학교를 다닐때는 오락실도 한번도 가보지도 않았다. 커피숍이라는 곳을 처음 간것도 고등학교 2학년 때 였고 노래방을 처음 간 것도 고등학교 3학년때 였다.
그런 나에게 중학교때 노래방에 가는 여자아이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다른 세계의 사람이었다.
그 모든게 겁이 많아서 였다.
선을 긋고 이 선을 넘어서는게 두려웠다. 그렇게 겁 많은 아이가 한번 그 선을 넘어본다.
별일 없다.
조금 더 넘어본다.
별일 없다.
에이씨 이게 다 뭐야. 아무것도 아니잖아.
몇발 더 나아가다 똥을 밟는다.
이런..빌어먹을 젠장!! 이따위 똥. 똥에게 한참 화풀이 하고 그 선과는 상관없는 척 하며 맘껏 돌아다닌다.
이를 으르렁 대고 자그마한 동물들을 만나면 당장 잡아먹을 것처럼 화를 낸다.
나는 야수다. 겁이라곤 없다. 선을 넘는 순간 나는 짐승이 되었다.
그렇게 철없이 소리치다가 맙소사 진짜 큰일 났다.
피떡이 되도록 얻어맞았다.
손발이 떨린다.
눈물도 나지 않는다. 이가 딱딱 소리를 낸다.
어떻하지 선을 넘지 않을껄 그랬어.
돌아가자.
난 겁쟁이다. 그게 내 본 모습이다. 이곳에서 더 지내다가는 피떡이 되게 얻어 맞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더 큰일이 생길수도 있다.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서 내 본 모습대로 살자.
하지만 그 선이 어디에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큰일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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