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와 맥스 리뷰.

Review 2012/01/11 09:58


# 이것은 우리의인생이다!

호주에 사는 여덟 살 메리는 우연한 계기로 미국 뉴욕에 있는 마흔네 살 맥스에게 편지를 보낸다. 친구 하나 없이 살고 있는 맥스에게 이것은 사건이었다. 이 사건으로 메리와 맥스는 인생의 서로 다른 지점에서 서로에게, 어쩌면 생애 처음이라고 할 만한 친구가 된다. 이 영화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이다. ‘클레이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관객에겐 아드만 스튜디오의 <월레스와 그로밋> 시리즈가 익숙할 것이다.

요즘은 픽사와 드림웍스의 3D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이 대세인 상황이니, 흙으로 만들어 조금씩 움직여 가며 찍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이 완전히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더욱이 우리나라에서는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인형 만들기 좋은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황금알 낳는 거위처럼 돈을 듬뿍 벌어다 줄 것으로 기대하지 않나. 하지만 <메리와 맥스>의 주인공 메리와 맥스는 캐릭터 상품으로 만들기 좋을 만큼 귀엽지가 않다.

삐뚤빼뚤 흙으로 만든 모양새가 일단 완벽하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메리의 엄마는 알코올 중독이고, 아빠는 고속도로에서 죽은 새를 가져다가 박제로 만드는 것이 유일한 취미다. 메리는 가족이나 친구들과도 순탄한 관계를 맺지 못한다. 독신으로 살고 있는 맥스의 처지는 메리보다 한술 더 뜬다. 그는 다른 사람의 마음이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스퍼거증후군 환자다. 내적으로 또 외적으로 완벽하지 않은 메리와 맥스가 대륙을 건너 주고받는 편지가 이 영화의 전부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편지를 쓰고 받으며 서로를 위로하고 또 오해하고 결국 화해한다. 그것을 통해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한다. 그리하여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스스로의 인생을 인정한다. 완벽하지 않은 세상에서 살고 있는 완벽하지 않은 우리가 완벽하지 않은 누군가와 친구가 되는 과정. <메리와 맥스>는 그 과정을 흙으로 빚어낸다. 더 없이 담담하게. 그것은 영락없는 우리의 인생이다. <메리와 맥스>를 본 관객이라면 메리와 맥스가 그러했듯, 결국 자신의 인생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연상호(영화감독) 무비위크



무비위크 이번호에 한국 애니메이션 특집 기사가 실렸습니다.
올해 개봉하는 애니메이션들이 자세히 다루어져 있네요.
무비위크 인터넷 판에는 요약본이 공개되어 있네요.

무비위크 인터넷 판 보기

[한국 애니메이션⑤] ‘돼지의 왕’ 한국형 잔혹 애니메이션의 탄생


OPENS 11월 예정
STAFF 감독, 각본)_연상호
CAST(목소리) 황경민_오정세 정종석_양익준 어린 경민_박희본 어린 종석_김꽃비

중학교에도 보이지 않는 계급은 존재한다. 공부 잘하고 선생님과 친한 아이들과 존재 자체를 무시당하는 아이들로 나뉜다. 누가 정해준 것도 아닌데 그들 사이에는 엄연한 규칙이 생긴다. 사춘기의 혈기왕성한 에너지로 틈만 나면 힘겨루기를 하는 남자 중학교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돼지의 왕>은 권력을 가진 아이들을 ‘개’라고 부르고, 이들에게 꼼짝 못하는 아이들을 ‘돼지’라고 명명한다. 황경민과 정종석은 일명 ‘돼지’로 불리는 아이들이다. 그들은 개에게 함부로 대들지 못한다. 후환이 두렵기 때문이다.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이기에 공포심은 배가된다.

중학교에서 벌어지는 무시무시한 사건을 토대로 한 <돼지의 왕>은 계급과 우상에 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는 30대가 된 경민과 종석이 15년 만에 만나는 데서 출발한다. 파산 직전의 경민은 아내를 살해하고, 작가 지망생인 종석은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채 대필 자서전을 쓰고 있다. 그들은 서로의 사정을 숨긴 채 오랜만에 만나 중학교 시절을 회상한다.

돼지로 불리긴 했지만 그들에게 희망이 아주 없는 건 아니었다. 어느 날, 전학 온 김철이 돼지를 대변해 개와 싸우기 시작한 것이다. 무너뜨릴 수 없던 계급의 벽을 김철이 뒤흔들자 개들은 혼란스러워한다.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생길수록 돼지들은 점점 더 그들의 우상 김철에게 의지한다. 하지만 경민과 종석의 태도는 안일하고 소극적일 뿐이다. 김철이 모든 걸 해결해 주리라 믿는 그들의 모습은 오히려 김철을 불행하게 만든다.




부산 국제영화제 트레일러와 돼지의 왕 제작 발표회를 겸한 무비위크 인터뷰. 사진과 함께 폭발을 언급하니 되게 비장해 보인다. 사실은 그냥 지나가는 말이었는데 ㅎ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