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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26 수포. (4)

수포.

Idea Box 2009/10/26 08:11

술자리가 이어졌다. 시간은 새벽을 훌쩍 넘어섰다.
얘기가 잘 먹힌다. 사람들이 나를 우러러 보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를 밤이 깊었고 술에 취했단 이유로 끝내고 싶지 않다. 다른 사람들도 분명 그럴 것이다
여기 저기 늦게 까지 하는 술집을 찾다가 결국엔 편의점 앞에 자리를 잡았다. 예전부터 맘에 두고 있던 근사한 아가씨는 먼저 집에 간다며 이동하는 사이에 집으로 가버렸다. <빌어먹을!> 다음번에 만남을 가질 때는 좀 더 개인적인 만남을 가져야 겠다. 
술자리가 이어지다가 아까부터 맘에 들지 않던 남자아이 하나가 술에 취해 시비조로 말을 건다. 
<칸타타를 아세요?> <응?> 
칸타타가 뭐지? 문학가? 철학자? 누군지 몰라도 당연히 알아야 하는 사람인가 보다. 설마 커피 칸타타를 말할리는 없을테니까. 이럴땐 어떻게 하지?
<누구? 모르는데? 뭐하는 사람인데?>
<앤의 남자친구인데...>
앤? 앤은 누구지? 빨간머리 앤이 아닐것이지만 <앤 셜리?> 라고 입에서 튀어 나올 뻔했다. 빌어먹을 상황.
 아까부터 맘에 들지 않던 그 남자아이는 내가 사실은 지식도 없고 잘난척이나 하는 인간인걸 꿰뚫어 보고 있었던 건가? 지금 나를 시험하고 있는 건가? 그냥 안다고 하고 대충 넘어갈까? 내 자신의 캐릭터를 너무 무게 잡고 설정했나?
<앤도 모르겠는데? 누구지? >
<앤을 모른단 말이에요? 칸타타도요? 칸타타의 음악을 한번도 들어보지 않았어요? 압구정동을 기반으로 잡고 있는 최고의 인디 뮤지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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