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내가 스토리 텔링의 전문가도 아닌데다가 아직 만든 이야기로 대박을 친적도 없어 그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게 쑥스럽지만 최근 들어 부쩍 물어오는 분도 많고 너무 무언가를 처음 쓴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 그렇게 겁내지 말라는 뜻으로 정리해보았다.
내용은 얼마전에 받았던 스토리 텔링에 대한 메일 질문의 답장.
혹시라도 도움이 될만하겠다는 분은 한번 읽어보시길.
최초의 스토리텔링은 답답함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혹은 감정)을 남에게 전달하고 싶다.>라는 욕구에서 시작되는 거죠.
예를 들면 술자리에서 친구에게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감정, 혹은 의견을 전달하고자 이야기 하는데 친구가 잘 못 알아들을 때..그때부터 스토리텔링의 기술이 시작되는 것이죠.
친구가 자기의 얘기를 잘 못 알아들을 때 <‘야! 내가 한번 예를 들어볼게...’> 하면서 자신의 생각이 정의 될 수 있는 독립적인 세계관을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예를 들어 설명했을 때 그 친구는 그제야 <아..그런 얘기 였어?> 라고 수긍하는 경험을 하신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작품에 있어서의 스토리텔링이라고 하는 것은 대상이 내 어떤 친구에서 불특정 다수가 될 뿐 술자리에서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예를 드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또 구체적인 이야기로 예를 드는 방식과 다르게 어떤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자신이 <좋다!> 혹은 <멋있다!> 혹은 <지금의 내 심정을 나타낸다!> 라고 느끼는 이미지가 떠올랐을 때 과연 자신이 왜 그 이미지에 자신을 투영했는가. 라고 하는 점을 내밀히 관찰하는 것입니다.
그 이미지의 어떤 점이 나를 끌리게 했는가? 라고 하는 부분을 침착하게 생각하다 보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자신이 그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구체적인 이유가 떠오르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그 구체적인 이유를 뒷받침 할 수 있는..혹은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면 되는 것입니다.
뿔테 안경을 쓴 무사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근데 그 이미지가 나는 멋있다 라고 느낀다. 그렇다면 난 왜 뿔테 안경을 쓴 무사의 이미지를 멋있게 느꼈는가? 난 무사의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이미지와 다른 뿔테안경을 쓴 사람의 이미지가 대립되는 것을 보고 멋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 사람의 직업과 성격 역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무사의 성격과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여야 한다. 직업 역시 무사와 가장 어울리지 않는 직업이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자신이 떠올린 멋있다고 생각되는 이미지를 왜 자신이 멋있다고 느끼는지 관찰하고 구체적으로 정의하려고 노력할 때 그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이미지와 이야기가 떠올려지게 됩니다.
세 번째는 이미지와 독립적인 세계관을 가진 이야기가 아니더라고 하더라도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순서에서 영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누군가에게 어떤 감독을 설명하려고 한다고 합시다.
<데드 얼라이브 라고 하는 B급 호러 영화가 있어. 좀비들이 나오고 피와 뼈가 분리되는 저예산 독립영화야 내가 그 감독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아? 근데 그 감독이 갑자기 헐리웃에 가더니 이상한 영화를 만들어서 내가 정말 실망 많이 했거든 근데 그 감독이 인터뷰에서 자신이 스타워즈 같은 대규모 영화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는 거야 어휴~ 자신이 딛을 자리를 알아야지 하면서 내가 얼마나 욕했는데.. 근데 몇 년 후에 그 감독이 만든 영화가 뭔지 알아? 반지의 제왕이야 그 사람이 피터잭슨 감독이라고...>
라고 설명하는 것과
<야. 반지의 제왕 만든 피터잭슨 감독이 예전에 B급 호러영화 데드 얼라이브를 만든 감독이래.>
라고 말하는 것.
이 두 가지는 같은 정보를 가지고 말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서 듣는 사람이 피터잭슨 감독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다르다는 거죠.
이렇게 독립적인 세계관나 특수한 이미지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야기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서도 자신의 이야기나 감정을 얼마나 정확하게 전달하느냐에 차이가 생기게 됩니다.
이 세 가지를 보통 한꺼번에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거죠.
너무 스토리텔링에 겁을 내지 마세요.
누군가에게 이나 내가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다. 라는 의지로 그 방법을 다양하게 생각하는 것.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고 접근해보세요.
처음에는 나 같은 사람에게 내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에서 출발하여 나를 전혀 이해 못하는 내 주변 사람을 이해시키고 싶다는 의지로 변화하고 그러다 보면 불특정 다수에게 이야기 하고 싶다. 라는 의지가 생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