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잠 _ 애니메이션 <사랑은 단백질> 삽입곡

노래: 이은주
작곡: 오윤석
작사: 김승인, 연상호

lyric

선잠에 취해 바라본 창밖은 아직 어두워
눈을 부비며 바라본 세상은 여전히 꿈결
무심히 내민 손에 걸린 세상 끌어안고서
디딜 곳 없이 서있는 너처럼 세상도 불안해

잠시 눈을 감고 귀를 막고
행복한 생각만 하기 시작해
불안도 달아나 어둠에 묻혔어
문득 내일은 더 행복해질 것 같아
어쩌면 나의 맑은 미소가
어제보다 나은 행복한 세상으로 이끌어

찬바람 귓볼을 스치며 선잠 달아나
아련한 눈물만 뜨겁게 흐른다.




6월민주항쟁 애니메이션 <잘못을 바로 잡는 힘>

 



제작: 스튜디오 다다쇼 / (사) 6월민주항쟁기념사업회
감독:김창수
프로듀서: 연상호
각본:김승인/연상호
원/동화:김창수,장진열
디지털칼라:연찬흠
배경:연찬흠/연상호
편집:김승인
사운드 디렉터 /음악:오윤석 (복화술)
사운드 어시스턴트: 오길원 (복화술)
출연: 전숙경/홍진욱

(사) 6월민주항쟁기념사업회 홈페이지에 가시면 작품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으실수 있습니다.

원본의 화질과 깨끗한 고용량으로 작품을 접하시고 싶으신 분은 (사) 6월민주항쟁기념사업회 에서 무료로 CD를 배포할 예정이오니 (사) 6월민주항쟁기념사업회 홈페이지 자유 게시판을 이용하여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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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음악 및 사운드


글: 김승인 (스튜디오 다다쇼 프로듀서)


무언극에 소리를 건네다.

동시녹음과 후시녹음을 함께 병행하는 영화와 달리 애니메이션은 영상제작을 진행하거나 완료한 후에 어떠한 소리도 들을 수가 없다. 마치 마임(mime)을 보는 것과 같다. 이때 무언극 상태인 애니메이션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요소가 바로 사운드다. 혹자는 애니메이션에서 사운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 70% 정도라고 말할 정도다. 정말로 그럴까? 재미있게 봤던 애니메이션을 다시 꺼내어 볼륨을 꺼두고 영상만 보면 사운드가 애니메이션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면 사운드 작업을 절대로 소홀히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애니메이션 감독이나 작업자들의 사운드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작업현장에서는 시간 및 비용 문제 때문에 원하는 만큼의 사운드 후반작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편이다.

연상호 감독은 처음부터 사운드 문제를 짚고 넘어가려 했다. 작업이 시작되기 전부터 오윤석 사운드 감독(영상음악제작소 <복화술> 대표)과 <사랑은 단백질>의 사운드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하기 시작했다. <사랑은 단백질>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2004년 부터 <사랑은 단백질>에 사용하게 될 음악과 사운드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탓이었다.

사운드 후반작업은 벌거숭이에게 여러 가지 장신구와 옷을 입히는 과정이라 볼 수 있는데 영상을 보완해주기도 하고 때론 영상을 리드하기도 한다. 사운드가 일반적인 이해로 보면 공정의 제일 마지막에 이루어지는 작업으로 생각해서 영상의 보완기능이나 영상의 흐름을 쫓아가야만 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그렇지 않다. 물론 사운드가 과할 경우 영상을 해치는 경우도 있지만 적절하게 리드하게 되면 영상의 과거, 현재, 미래를 조망하면서 작품 전체의 정서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 사운드 역할이 가장 극대화될 수 있는 애니메이션에서는 오히려 영화보다 그 책임이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연상호 감독은 <사랑은 단백질>에서 사운드가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고민 역시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연 상호: <사랑은 단백질> 음악요? 오래 전 작품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부터 음악에 대한 분위기를 생각해 왔어요. 정말 오래, 많이 생각했습니다. <사랑은 단백질> 음악의 정서는 기본적으로 트롯(trot) 느낌이었으면 좋겠어요. 일반적으로 우리들이 흔히 말하는 뽕짝같은 것이라기 보다 영화 <밀양>에서 나오는 음악같은... 작곡자가 남미사람이라고 하는데 이창동 감독의 주문을 받아 트롯 느낌으로 배우지 못한 지방 사람들의 촌스러운 감성을 잘 살려낸 것 같아요. 정말 잘 어울리더군요.

<사랑은 단백질>의 닭 사장, 돼지 사장의 기본 주조를 이루는 감성은 마치 시장바닥에서 일을 하면서 막 우는 것 같기도 한... 그런 건데 이런 감성을 살릴 수 있는 건 소위 뽕삘인 것 같아요. 그런 느낌을 실제로 출력해 낼 때는 좀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담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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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 본격적으로 제작에 돌입하면서부터 연상호 감독의 고민은 점점 더 심해졌다. 게다가 원작만화가 전달하고 있는 느낌을 애니메이션으로 풀어낼 때는 다른 방법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해법으로 사운드와 음악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연 상호: 음악에 관객의 입장을 담는 겁니다. 그러면 복잡한 이야기 구조가 정리가 될 수 있어요. <사랑은 단백질>은 음악을 제외하고는 공격적인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구조거든요. <사랑은 단백질>이 가지고 있는 틀이나 다루는 주제에 대해서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사랑은 단백질>을 비판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런 부분이 모호하다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그게 제대로 잡히지 않으면 만화매체랑 별 차이가 없게 됩니다.

관객을 보다 공격적으로 몰고 가줘야 합니다. 그 역할을 음악이 해줬으면 하구요. 마치 애니메이션이 상영되는 내내 옆에 밴드가 연주를 하며 애니메이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반응하는 것 같은... 밴드들이 연주를 하다가 "어? 저거 왜 저래?"라는 게 느껴지기도 하고... 함께 감정을 공유하기도 하는...

오윤석 감독은 음악에 관객의 입장을 담았으면 좋겠다는 연상호 감독의 이야기에 그런 방법이 위험요소도 있고 어려운 점도 있긴 하겠지만 상당히 매력있는 시도라고 했다. 중요한 건 음악이나 사운드의 시작과 끝을 만들어내고 그것이 영상과 어떤 호흡으로 반응하게 될지를 조율하는 일일 것이다.

<사랑은 단백질>은 제작방식부터 새로운 시도로 시작을 해왔는데 마무리 후반작업 역시 새로운 시도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연상호 감독과 오윤석 감독은 <지옥>을 함께 작업하며 이미 호흡을 한 번 맞췄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번 <사랑은 단백질> 사운드 작업에 대해 의견을 나눌 때 교감되는 부분이 꽤 많았다. 오윤석 감독 역시 연상호 감독 못지 않게 이번 작업에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오윤석: <사랑은 단백질> 작업 초기에 대사 선녹음을 끝낸 후 대사가 입혀진 애니메틱스를 참 많이 봤어요. 느낌요? 좋죠. 그런데 이런 질문은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만화 원작이 있는 작품인데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야 하는 당위성은 무엇일까. 앞으로도 이런 질문은 꾸준히 나올 것 같아요.

저는 원작도 봤고 테스트 필름도 봤는데 당위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원작만화는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판만화라는 형식 때문에 놓친 부분이나 표현되지 못한 부분이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원작만화) 작가의 역량 때문이라는 게 아니라 만화라는 매체에 분명한 한계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애니메이션에서는 육성으로 대사가 녹음되었잖아요? 재호, 돼지 사장, 닭 사장, 닭돌이 같은 캐릭터들이 육화(肉化)된어서 좋아요. 물론 선녹음도 잘 되었구요. 여기에 음악도 들어가고 애니메이션의 확실한 연출방향이 결정되면 작품 자체가 굉장히 강해질 거란 생각이 들어요. 원작만화는 그다지 강하지 않았는데 애니메이션 <사랑은 단백질>은 적절한 연출이 들어가고 화면으로 보고 육성으로 듣게 되면서 굉장히 강한 메시지를 담은, 강한 형식을 가진 작품으로 발전하게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이 갖는 방향이 이런 게 아닐까요?

연상호: 그렇죠. <사랑은 단백질>에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이유가 분명히 있어요. <사랑은 단백질>이 가지고 있는 주제가 상당히 복잡한 편인데 단순한 어떤 메시지가 복잡하게 얽힌 게 아니라 심층적인 구조를 형성하고 있어서 욕심이 났어요. 이 심층적인 메시지가 만화에서는 펼쳐진다고 하는 형식으로 인해 병렬적인 구성을 가지고 풀어지는데 애니메이션은 이와 달리 처음에서 끝으로 내달리는 상당히 직선적인 구성 때문에 풀어내기가 쉽지 않아 안타까웠죠.

그런데 이 심층적인 주제를 엔딩에서 노골적으로 전달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걸 애니메이션에 서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지금까지는 대개 하나의 컨셉, 하나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방식과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면 <사랑은 단백질>을 하면서는 심층적인 내용을 직선적인 방식을 통해 한 번에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거죠.

지금도 막판 조율에 있어서 가장 많이 쓰이는 부분은 (애니메이션을) 봤을 때 느낌이 만화를 봤을 때처럼 그냥 상황에 대해서 이해가 되고 넘어가 버리는 작품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점입니다. 강렬한 인상을 줬으면 좋겠고 하나의 느낌이 정확하게 전달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될지 안 될지는 작품이 나와봐야 알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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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석 감독은 <사랑은 단백질> 사운드 작업 준비를 하면서 나중에 관객들이 작품을 보게 될 때 많이 웃길 바라고 있었고 사운드가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 윤석: <사랑은 단백질>은 장르로 보자면 코미디잖아요. 코미디라서 관객들이 많이 웃었으면 좋겠어요. 소심하게 웃는 것보다 큰 소리로 깔깔거리면서 웃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어요. 팍!하고 웃음이 터져 나왔으면 좋겠어요. 감독님과 상의를 해야겠지만 중요한 부분들은 임팩트를 주고 어느 부분에서라도 관객들이 많이 웃을 수 있도록 사운드가 도움을 줬으면 좋겠어요.

연상호: 그런데 엔딩은 굉장히 무거웠으면 좋겠어요. 신나게 웃으면서 보던 사람들이 순간적으로 암전이 되었을 때 가슴에 뭐가 팍! 올 정도로 진지한.. 그러면서 무겁고 쿨한… 가볍지 않은 음악...

오윤석: 무슨 뜻인지 알았어요. 애니메이션 전반적으로 웃기고 재미있는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긴 하지만 그 상황과 내용들은 결코 가볍지 않다라는 걸 느낄 수 있도록…

사운드로 관객의 감성을 조율하는 건 의외로 쉬울 수 있다. 슬픈 악기와 슬픈 멜로디로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해 눈물을 흘리게 하고 재미있는 악기와 소리로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건 일차적 감성을 건드리는 것 뿐이다. 작품이 담고 있는 주제와 작품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캐릭터들의 여러 상황과 복잡한 감정마다 관객들의 감정을 이입시키는 건 쉽지 않다.

연출자가 원하는 타이밍에 관객들이 반응하게 하고 반응의 정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물론 영상의 연출이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사운드 연출 역시 중요하다. 그것이 연상호 감독과 오윤석 사운드 감독이 함께 해결해야 할 공동의 목표인 셈이다.


현실 공간에서 소리를 채취하다.


오윤석 감독은 <사랑은 단백질> 사운드 작업을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작업 진행을 할 때 되도록 샘플CD를 사용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대부분의 사운드를 직접 녹취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하는데 <사랑은 단백질>은 한국 중단편 애니메이션 중에는 접하기 힘든 사운드로 가득 채워질 것 같다.

애니메이션 사운드를 만들어가는 과정 중에 (한국에서) 갈수록 비중이 높아지는 부분이 바로 폴리(Foley)인데 사운드를 직접 채취하는 방법이다. 영화에서는 후시녹음을 할 때 배우들의 대사 뿐만이 아니라 현장녹음이 불가능한 모든 소리를 폴리 작업을 통해 해결하는데 대부분의 한국 애니메이션은 여태껏 폴리작업 보다는 샘플CD를 활용한 사운드 후반작업이 이루어졌었다. 이는 시간과 비용문제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으나 계획을 잘 세운다면 보다 풍성한 사운드를 얻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만 한다.

오윤석: 자료를 수집하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되도록이면 샘플을 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제작규모나 여건을 고려하다 보면 샘플을 전혀 쓰지 않는다는 건 불가능하겠죠. 하지만 되도록 샘플사용은 자제하려고 합니다.

샘 플을 쓰면 쓸수록 소리가 좋지 않더군요. 샘플을 사용한다는 것은 디지털 데이터를 카피해서 사용한다는 것인데 디지털 데이터는 이론적으로만 보면 데이터 손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데이터 손상이 있더라구요. 쓰면 쓸수록 탁해지는 걸 느꼈어요. 다른 작업을 진행할 때 잘 녹음된 샘플이 있었는데도 직접 녹음을 해서 들어봤거든요. 느낌이 더 좋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직접 녹음한 사운드의 질이 더 좋더라구요. 그래서 샘플을 최대한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대부분의 애니메이션 사운드 작업은 보통 일주일 전에 와서 해달라고 하기 때문에 샘플을 쓰지 않는다는 게 쉽지 않겠지만 <사랑은 단백질>의 경우엔 시간 여유가 좀 있기 때문에 가능할 것 같아요. 가능한 모든 소리를 다 직접 녹음해 볼 생각입니다.

연상호 감독은 오윤석 감독의 작업 방향이 아주 좋다며 반색을 했다. 대사 녹음, 음향 등의 사운드 모두 디지털 가공을 하지 않고 원래 소리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면 작품의 사운드는 더욱 자연스럽고 풍성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업 초기 대사 녹음을 한 후 대사를 듣는 사람들마다 재호의 목소리가 원음이 아니라 디지털 처리를 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연상호 감독과 오윤석 감독 모두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연상호: 사운드에 디지털 처리를 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처음엔 돼지 저금통 같은 캐릭터 목소리를 디지털 처리하면 어떨까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냥 다 녹음해서 갔던 게 좋았던 것 같아요. 디지털 처리를 하지 않는다는 방향은 잘 잡힌 것 같아요.

오윤석: 제가 작업하려고 생각했던 방향성과 작품이 잘 맞아요. 그게 일상적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작업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거죠. <사랑은 단백질>이 SF도 아니고 카툰형식도 아니잖아요.

전 에 <사랑은 단백질> 테스트 필름 보면서 욕심이 좀 났던 부분이 있는데 돼지 사장이 스쿠터 타고 와서 자취방 건물 앞에 서는 시퀀스예요. 그걸 제대로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스쿠터 한 대 빌려서 영상에 딱 맞춰서 녹음을 해보려고 합니다. 생동감 있게... 그것도 요즘은 장비가 좋아져서 크기는 작지만 성능 좋은 하드디스크 방식 디지털 녹음장비가 있어서 가능한 거죠. 녹음을 해보니까 소리가 좋더라구요. 그런 방식으로 영상에 사운드를 입히면 전달되는 느낌이 다르죠.

샘 플로 작업을 하면 꺼풀이 하나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소리에 힘이 없고 전달이 잘 되지 않아요. CD 디지털 매체에 담겨있는 걸 쓰게 되면 소리가 변질되는 것 같더군요. 과학적으로 디지털 샘플링 한 사운드 데이터를 여러 번 카피하면 음질이 떨어지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귀로 느꼈거든요. 원인은 잘 모르겠네요. 과학적으로 증명을 해보고 싶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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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영상을 마무리해가는 시점에서 연상호 감독이 타이밍과 연출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동안 오윤석 사운드 감독 역시 후반작업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을 한 사람이 만들어내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여러 사람의 노력과 정성 그리고 재능이 결합되는 순간 작품의 질은 좋아지기 마련이고 함께 한 이들 역시 이런 과정을 통해 성장하게 되는 것 같다.

지금까지 완성된 컷들을 붙여 보면서 단지 대사만 들을 수 있을 뿐 음향과 음악은 머리로, 가슴으로 상상해야 하지만 그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 소리 없는 세상 속으로 사운드가 건네지는 그 순간 <사랑은 단백질>은 모든 관객들 앞에 나설 준비가 끝나게 될 것이다.




원문출처: 월간 CGLAND 2008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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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사랑은 단백질> 탄생과 준비


글: 김승인(STUDIO DADAShow 프로듀서)

<사랑은 단백질>의 시작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는 다다쇼(DADAShow)라는 애니메이션, 만화 창작집단을 조직해 활동을 시작하던 시기였고 연상호 감독은 이미 애니메이션 <지옥:part01>을 끝내고 <지옥:part02>를 기획 중에 있었다. 최규석 작가 역시 단편 만화 <공룡 둘리>로 세간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때였는데 최규석 작가는 대학 때 작업한 단편들을 모아 <공룡 둘리>를 표제작으로 한 단편집이 출간을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다. 그게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쥬>였고 그 단편집에는 <공룡 둘리>와 대학 때 단편 이외에도 신작 단편 하나를 준비하고 있었다.

최규석 작가는 단편집이 출간됨과 동시에 다다쇼 사무실을 찾아가 연상호 감독에게 자신의 작품을 보여줬고 연상호 감독은 비로소 최규석 작가의 단편집의 문을 여는 신작 단편 <사랑은 단백질>과 첫 대면을 하게 된다. (후에 <사랑은 단백질>의 모든 캐릭터는 장편 <습지 생태보고서>에 그대로 등장하며 진화하게 된다.) 연상호 감독은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기억한다.

그 때 본 단편 <사랑은 단백질>은 상당히 충격이었습니다. 그 작품은 규석이가 그 동안 해왔던 공격적인 스토리 라인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었지만 내용과 유머는 더욱 단단해져 있었거든요. - 연상호

연상호 감독은 최규석 작가에게 <지옥:part02>가 끝나면 <사랑은 단백질>을 애니메이션화 하길 제안했고 최규석 작가는 알듯 모를 듯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3월 5일
내가 <사랑은 단백질>을 처음 접한 뒤로 3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사랑은 단백질> 애니메이션 기획이 2007년 문화컨텐츠진흥원의 스튜디오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되면서 <지옥>을 만들던 때보다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에서 <사랑은 단백질>의 애니메이션 제작 진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시작인가. - 연상호

연상호 감독은 문화컨텐츠진흥원 스튜디오 제작지원작에 선정됨과 동시에 고민이 하나 생겼다. 그것은 그간 1인 제작 방식으로 해왔던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을 스태프를 구성해 보다 구체적이고 세밀한 스튜디오 작업 방식으로 전환하는 일이었다. 오랫동안 혼자서 작업하던 방식이 쉽게 바뀔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는 연상호 감독은 일단 자신이 준비한 <사랑은 단백질> 기획에 맞춰 차근차근 스태프를 구성하기로 한다.

3월 15일
원작자인 규석이와도 <사랑은 단백질>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는데 규석이는 애니메이션화를 위한 캐릭터 설정을 자신이 잡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다. 해주면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일이긴 하지만 규석이는 한겨레21 연재와 신작 준비를 하고 있어 그게 가능할까 싶다. 그런데 고맙게도 한달 정도는 시간을 낼 수 있다고 하니 일이 잘 풀리려는 예감마저 든다.

원작자가 직접 캐릭터 설정을 해 준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다만 원작자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제작에 협조적이다 보니 작품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져만 간다. - 연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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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석 만화가 - <사랑은 단백질> 원작자

이번 작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연상호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사운드였다. 대사부터 음악까지 사운드가 <사랑은 단백질>에 미치게 될 영향은 상당히 큰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연상호 감독은 이번 작품이 실제적인 느낌이 나길 원했다.

저는 이번 작업에 굉장히 리얼한 연출법을 쓰고 싶었습니다. 판타지이긴 하지만 진짜 현실 같은 리얼한 움직임과 리얼한 상황 그런 것들이 필요했던 것이죠. - 연상호

만화의 대사는 지면에서 다뤄지기 때문에 함축적인 대사와 연출을 사용하지만 그것을 영상으로 옮길 때는 표현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연상호 감독은 모든 대사를 새로 써야만 했으며 연출의 느낌이 원작과 달라지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새롭게 써진 대사가 주는 느낌과 만화의 함축적 대사가 주는 느낌은 동일해야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 연상호

<사랑은 단백질>의 사운드와 음악은 <지옥:part01>과 <지옥:part02>의 사운드 감독을 담당했던 오윤석 감독이 다시 맡아주기로 했다.

3월 20일
이번 작업의 프로듀서인 김승인 PD와 함께 이번 작업의 사운드와 음악을 담당하기로 한 오윤석 감독님을 만나러 갔다. 오윤석 감독님은 감독이 원하는 바를 감독 자신 보다 더 잘 찾아내는 사운드 감독이라 생각한다. 그보다 더 뛰어난 사운드 감독이 있겠는가!!

오윤석 감독님은 나에게 이번 작업을 선 녹음 방식을 이용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의를 하신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작품 연출에 대해 고민했던 부분과 잘 맞아떨어지는 작업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분명 선 녹음을 하면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애드립이 애니메이션에서 살아날 수 있을 것이고 애니메이션 역시 리얼한 연출이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래, 선녹음을 하자! - 연상호

배우 섭외는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부분이다. 가령 직업 성우들은 시간 개념이 무척 철두철미해서 섭외가 되고 비용이 책정되는 순간 녹음 시간이 일정시간 초과되지 않기를 요구한다. 물론 정당한 요구임에는 틀림없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모든 작업 공정을 소화해내야 하는 중단편 애니메이션 작업에 있어서는 부담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연상호 감독은 이럴 경우 구체적인 디렉션을 하기가 부담스럽다고 토로한다. 또한 성우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음색과 연기 패턴이 일정부분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감독이 원하는 연출방향과 어긋나는 경우도 종종 있을 수 있다. 때문에 연상호 감독은 일단 직업 성우들을 섭외 대상에서 배제하고 드라마, 영화, 연극 쪽에서 크고 작은 활동들을 하고 있는 배우들을 섭외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 또한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연상호 감독은 이렇게 말한다.
 
배우라고 해서 어려운 부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죠. 연기자의 경우에는 애니메이션이라는 특성상 본인의 얼굴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절반 짜리 연기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고 한국애니메이션에 대한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편견 때문에 섭외를 할 때마다 어떻게 설명을 하고 부탁을 해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됩니다. - 연상호

하지만 연상호 감독은 직업 성우보다는 연기자들이 연출방향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지인들을 통해 섭외를 하기 시작했다. 친분이 있는 경우엔 자연스럽게 그들의 목소리 및 성향을 떠올릴 수 있었던 반면 그렇지 못한 경우엔 소개를 받은 후 직접 만나 작품에 대해 설명을 하고 또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 적절한 배역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차근차근 섭외를 진행해갔다.

3월 27일
주요 배역인 닭 사장과 돼지 사장은 40대 중반의 중년 남자로 설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젊은 연기자는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두 배역만큼은 진짜 40대 중년 남자의 디테일한 연기가 필요했다. 닭 사장과 돼지 사장 배역에 맞는 배우를 찾기 위해 주변에 아는 연기자들을 통해 섭외를 부탁했고 마침 <지옥:part02>의 재영 역을 했었던 이주영 씨가 최근창 선배와 이돈용 선배를 추천해 주었다.

이번에 소개 받은 두 분은 정말 40대 연기자... 아- 엄청 선배잖아! 그래도 작품을 위해서라고 생각하면 고민과 부담은 별 문제가 되지 않기 마련이다. 일단 이주영 씨에게 소개를 받은 최근창 선배와 전화 통화를 하고 시나리오를 보내주고 난 후 인터넷으로 최근창 선배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연극계에서 관록이 붙은 베테랑 연기자였다. 시나리오를 보내 놓고 '거절하면 어쩌지...', '연락이 안 오면 어쩌지' 하며 고민 하던 중 최근창 선배에게 경복궁 근처에서 한번 보자는 연락이 왔다.

약속 당일. 최근창 선배, 이돈용 선배와 함께 경복궁 앞 벤치에 앉았다. 최근창 선배는 내심 걱정하고 있던 내게 "시나리오를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다"며 고맙게도 "꼭 출연하고 싶다"고 말해줬다. 게다가 이돈용 선배는 만화 <사랑은 단백질>를 이미 전에 읽어 봤다고 하는 게 아닌가. 우리들의 대화는 그때부터 일사 천리로 풀려갔다. 바람이 꽤 많이 불던 초 봄, 경복궁 벤치에서 우리는 <사랑은 단백질>에 대한 각자의 생각과 느낌을 수다를 떨며 주고 받았다. 기쁘다. - 연상호

<사랑은 단백질>의 특이할 점은 더미(Dummy) 애니메이션과 선 녹음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인데 이는 중단편 애니메이션에 있어 주목할 만 하다. 더미 애니메이션은 다음 시간에 소개할 기회가 있을 텐데 간단히 말하면 3D 모델링을 활용한 2D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을 말하는 것이다.

연상호 감독은 <사랑은 단백질>의 선 녹음 방식을 D.O.V.A 애니메이션이라 명명했다. 연상호 감독의 해석에 따르면 "기존의 일반적인 선 녹음 방식이라는 개념보다 진일보한 방식"이라는 것인데 즉 "목소리 연기를 드로잉한다(Drawing of Voice Act)"는 것이다. 물론 선 녹음 방식을 채택하는 경우 성우 혹은 연기자들이 목소리를 통해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표현해 내는 것이긴 하지만 D.O.V.A 애니메이션의 경우 보다 더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몸과 목소리 연기를 마치 화폭에 그림을 그리듯 드로잉 해 낸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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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V.A System이라 이름 붙여진 선녹음 방식

이렇듯 애니메이션 <사랑은 단백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각각의 독특한 캐릭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목소리만 연기하는 게 아닌 연기자들의 심성과 삶의 이력도 함께 투영되어야 비로소 감독이 원하는 리얼한, 실제적인 애니메이션 연출이 가능해지게 되는 것이다.

최근창 씨, 이돈용 씨가 맡은 닭 사장, 돼지 사장 외에 <사랑은 단백질>에는 세 청년 재호, 홍찬, 경순 등 중요한 배역이 더 있는데 연상호 감독은 이 세 청년의 목소리 연기를 맡아줄 사람으로 미쟝센 영화제를 통해 인연을 맺게 된 독립영화 감독이자 배우인 양익준 씨와 영화배우 오정세 씨, 그리고 연극배우인 박진수 씨를 만나 섭외를 하게 되었다. 이들은 각각 재호, 홍찬, 경순의 캐릭터를 배정 받게 되면서 <사랑은 단백질> 주요 등장인물의 라인 업이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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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주인공과 출연진 소개

4월 11일
우리는 문화컨텐츠 진흥원에 있는 작업실에서 녹음 전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리고 대사 리딩을 위해 리허설을 가졌다. 원작자인 규석이도 리허설에 참가해 내가 놓치고 있던 각 캐릭터의 디테일한 감정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도움을 줬다. 3시간이라는 긴 시간의 리허설이 끝난 후 동태찌게로 늦은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식사 중에도 배우들은 작품의 캐릭터와 감정, 내용 등에 대해 수없이 질문하며 작품과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 이 정도 열정이라면 분명 완성도 높은 연기를 따낼 수 있다! - 연상호

녹음 전 리허설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리얼하고 디테일한 작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연상호 감독은 실제 녹음을 하기 전 연기 디렉팅을 위해 그리고 각 캐릭터의 성격 구축을 위해 리허설이 필요하다고 수 차례 역설했고 이에 따라 5명의 연기자들과 함께 한 리허설은 성공적인 효과를 거두게 되었다. 리허설이 끝난 후에도 각 연기자들에 대한 개별적 분석을 통해 애니메이션 캐릭터와의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 몇 차례 대사를 바꾸거나 어투를 조정하는 과정을 거쳐 최대한 실제 인물에 가깝도록 수정하며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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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호 역 - 배우 양익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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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사장 역 - 배우 최근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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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 역 - 배우 오정세


4월 15일
드디어 녹음이 끝났다. 아침 8시에 시작한 녹음은 밤 12시가 넘어서야 마무리가 되었다. 애니메이션 작업공정 중에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작업이 녹음인 것 같다. 정확한 감정을 뽑아내야 하지만 그것이 공식처럼 설명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힘들다. 게다가 계속 NG가 나면 배우들은 지치기 마련이고 배우가 지치면 연기는 더욱 나오지 않는다.
 
이번 녹음을 할 때 나는 체면 차릴 것도 없이 온갖 몸짓 발짓을 섞어 직접 연기를 하며 디렉팅을 했다. 그리고 배우들도 이런 내 맘을 알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주었다.
 
아주 특이한 캐릭터인 재호 역을 맡은 익준이 형은 몇 번이나 목이 잠기면서도 불평불만 한마디 없이 내 설명을 들으며 최선을 다해주었다. 결국 12시가 넘어서야 익준이 형의 연기를 마지막으로 녹음이 끝났다. 익준이 형은 정말 땀 범벅이 될 정도로 최선을 다해 주었다. 잔잔한 감성의 연기를 많이 해왔던 익준이 형이 정 반대 성격을 가지고 있는 재호 역을 연기하다니!

익준이 형에게 농담 삼아 말을 건넸다. "사랑은 단백질이 완성 되면 익준이 형의 연기변신에 모두 놀랄 거야"  - 연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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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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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석 사운드감독(좌) / 연상호 감독(우)

이제 녹음도 끝났다. 자! 이제 종이와 연필들과 지루한 싸움의 시작이다.
 

원문 출처: 월간 CGLAND 2007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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