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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02
연: 2003년 제작된 <배낭을 멘 노인>은 당시 독립애니메이션 계에서 보기 힘든 수작이었습니다. 안정된 내러티브와 완성도 높은 영상 퀼리티로 주목을 많이 받은 작품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독립애니메이션의 걸작으로 꼽고 싶습니다. 어느 날 마을에 찾아온 배낭을 멘 노인의 배낭에 집착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나오고 이야기의 후반부에 나오는 배낭안의 물건의 정체는 오히려 평범한 돌덩이들이었고 정말 특별한 것은 그 노인이었는데요. 어떻게 이런 내러티브를 구상하게 되셨는지 말씀을 해주시겠습니까?
김: 최초에 아이디어는 지상에 온전히 내리지 못해 부유하는 사람이라는 설정이었고요, 제 와이프인 현경씨(박현경 감독)의 아이디어였습니다. 그 설정에 제가 이야기를 붙여 배낭을 멘 노인이라는 시나리오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자신이 세상에 온전하게 내려앉기 위해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되었고 그 짐이 결국 주인공을 평생 누르게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이죠. 그 시나리오를 만들려고 현경씨와 정말 많은 토론을 했었습니다.
배낭을 멘 노인 (2003년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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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03
연: 그 후에 이어진 작품 <그들의 바다>와 <wanted>에서도 이어집니다만. 감독님의 작품은 우화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이야기와 회화적인 영상 구성이 돋보입니다. 이 두 가지가 상당히 좋은 조합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런 영상과 이야기를 고집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김: 글쎄, 우화는 특별히 고집하지 않습니다. 단지 제가 생각하는 독립애니메이션만의 장점중 하나가 깊이 감 있는 비쥬얼인데요, 저는 작품의 비쥬얼 부분에 공을 많이 들이는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항상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진지해지게 되고 조금 더 도덕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경향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의 바다 (2006년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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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04
연: 세편의 단편이 모두 세계영화제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죠?
김: 다행스럽게도 그런 편입니다. 어쩌면 작업에 들어간 노고를 높이 사주셨기도 한 것 같구요.
연: 아무래도 단편애니메이션은 영화제를 통해 세계에 소개하고 배급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혹시 작품을 만드실 때도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제작을 하시나요?
김: 저는 충분히 고려하고 만듭니다. 영화제는 아니고 그냥 전 세계 관객입니다. 처음 두 작품은 그래서 대사도 없습니다. 제 생각에 독립 단편은 공유할 수 있는 관객층이 적은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대중들의 안방까지 침투하지 못 할 바에는 전 세계의 보다 많은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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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05
연: 최근에 완성되었던<wanted>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원티드는 이야기상 배경이 한국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요 실제로 보여 지는 영상의 배경은 한국보다는 유럽에 가까운 미술 설정으로 되어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김: 이 질문은 비단 원티드뿐만 아니라 제가 지금까지 정말 많이 들어온 질문입니다.
저는 항상 모든 작품을 인터내셔널 한 방향으로 잡아가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부분 비슷하기도 하구요, 원티드는 오히려 이야기상의 반전을 눈치 채지 못하게 하려고 의도적으로 조금 더 우회한 부분이 있었기도 합니다.
김운기 감독의 최근작 <원티드>(2007)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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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06
연: 감독님의 작품에 특징이라고 생각되어지는 부분 중 하나가 한 개인이 아닌 대중의 심리와 연출이 탁월하다고 생각되어지는데요. 특히 <wanted> 에서 두드러지게 보여 집니다. 감독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구요. 원티드는 최초에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어떤 캐릭터나 사건의 묘사보다는 시스템을 비꼬고 싶었습니다. 제가 어릴 적부터 계속 TV를 통해 봐 오면서 느껴왔던 답답했던 것이기도 하고, 항상 지나면 잊혀지고, 당하는 사람만 계속 똑같이 당하고 하는 아마추어적인 국가 재난관리 시스템을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 사실관계에 관한 부분들을 서술하다보니 조금 객관적으로 묘사되지 않았나.. 합니다.
김운기 감독의 최근작 <원티드>(2007)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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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07
연: 현재 진행하고 계시는 작품의 근황을 알고 싶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DMB 모바일용 애니메이션 과 장편 시리즈를 기획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김: Dan the Hero라는 DMB는 아니고 OVA 한 편입니다. 전체 25분중 80%가 완성되었고 조만간 마무리가 될 겁니다. 그리고 하나는 G-Fighters라는 TV 시리즈물인데 현재 아크 스튜디오와 공동 기획 중입니다. 둘 다 지금껏 해왔던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고요, 보다 더 상업적인 시장에 접근하고자 제작중인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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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08
연: 독립애니메이션을 시작하실 때부터 지금까지 스탭 운영과 스튜디오운영을 가장 잘 하고 계시는 감독님 중 한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영화감독들은 똑같은 스텝들과 일하기보단 작품이 있을 때 마다 스탭이 모였다 흩어지는 방식을 쓰고 있는데요. 감독님이 스튜디오 중심으로 운영하고 계시는 철학이 궁금합니다. 애니메이션 감독에서 스튜디오란 어떤 의미인가요?
김: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장편을 하기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출 쪽보다는 제작에 대한 부분인데 애니메이션은 각각의 파이프라인이 얼마나 효율적이냐 에 따라 많은 시간과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그 스튜디오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무언가가 있다면 더욱 더 가까이 접근 할 수 있다 생각되구요. 하지만 스튜디오를 유지하기 위해 무언가를 끊임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점은 무척 부담스러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구요, 저는 파이프라인 구축 때문에 스튜디오 유지를 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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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오랜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작품으로 다시 뵙길 바랍니다.
작성자:연상호